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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 물리 (당구 필수 이론): 스쿼트, 커브, 오조준, 분리각, 탄성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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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당구박사 작성일 24-03-26 17:16 조회 45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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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대회에서 당구는 크게 캐롬(3쿠션․1쿠션), 포켓볼(8볼․9볼), 잉글리시 빌리아드, 스누커 등 4가지로 구분된다.


공식종목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대중화된 4구와 6볼의 경우 포켓이 없는 당구대를 사용하므로 캐롬에 속한다. 이러한 당구에는 그 어떤 스포츠보다도 많은 과학이 담겨 있다. 수구(큐볼)가 적구(표적구)나 당구대의 쿠션과 부딪치며 이동하는 기본적 과정에만 운동량 및 운동에너지 보존 법칙, 탄성․비탄성 충돌, 병진운동, 회전운동, 고체역학, 마찰력 등이 작용한다. 당구를 물리학과 역학의 총아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며느리도 모르는 당구공 궤적


당구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당구공을 원하는 지점으로 보내는 것이다. 1개의 수구로 2개의 적구를 맞춰야 하는 캐롬과 잉글리시 빌리아드는 수구, 적구를 포켓에 넣는 포켓볼과 스누커는 적구의 이동방향에 따라 득점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당구 실력은 수구와 적구의 이동궤적을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당구에 담긴 다양한 과학 원리만큼 공의 궤적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도 하나 둘이 아니라는 것. 수구와 적구의 충돌 두께가 동일하더라도 수구의 회전방향이나 회전수, 스트로크의 강도와 타법 등에 의해 이동궤적은 천변만화로 달라진다. 또 공의 크기와 질량, 쿠션의 높이와 반발력, 큐의 팁 모양, 온도, 습도 등도 궤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당구공의 이동궤적을 단적으로 공식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최규정 체육과학연구원(KISS) 스포츠과학연구실장은 "이 때문에 프로선수들도 과학적 원리보다는 경험에 기반한 임기응변식 대응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경향이 많다"고 말했다. 김정규 광저우 아시안게임 캐롬 국가대표팀 감독에 의하면 세계랭킹 4위 김경률을 비롯해 토브욘 브롬달, 딕 야스퍼스 등 세계적 선수들조차 여기서 예외가 아니다. 그렇지만 물리학자들은 당구 동호인을 대상으로 한다면 하나의 대전제를 통해 실력 향상에 유용한 법칙을 찾는 게 가능하다고 말한다. 당구공이 완전탄성체라는 전제가 그것이다. 완전탄성체란 반발계수가 1인 물체다. 이때는 수구와 적구가 정면충돌할 경우 수구가 지닌 운동에너지의 100%가 적구에 전달되며 이를 완전탄성충돌이라 한다. 


◇분리각 90도, 30도 법칙


 이 가정 하에서는 수구의 상․하에 스핀을 주지 않고 스트로크 했을 때 수구와 적구는 충돌 후 항상 90도 각도로 분리된다는 '90도 법칙'이 성립한다. 일례로 수구가 적구의 2분의 1을 맞추면 수구는 진행방향에서 우측으로 60도, 적구는 좌측 30도로 분리되고 3분의 2를 맞추면 각각 70도와 20도로 분리돼 90도가 유지된다. 최 실장은 "이는 에너지 보존법칙과 선운동량 보존법칙 때문으로 충돌 두께에 관계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즉 90도 법칙에 의거해 공의 궤적을 예측하면 득점력을 높일 수 있고 키스의 방지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당구공은 완전탄성체가 아니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데이비드 알시아토레(Dr. Dave Alciatore)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포켓볼 전용구의 반발계수는 0.93 정도다. 골프공의 0.83보다는 탄성이 좋지만 그래도 완전탄성충돌을 일으킬 수는 없다. 또한 수구의 운동에너지는 당구대 바닥 천과의 마찰열, 적구와의 충돌음으로 일부가 사라진다. 그 결과 실험으로 확인된 분리각은 약 85도였다. 공의 크기가 큰 캐롬에서는 이론과 현실의 괴리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이에 연구팀은 이론적 증명과 실험을 거쳐 현실세계의 포켓볼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법칙을 제시했다. 바로 '30도 법칙'이다. 이 법칙은 전진 회전이나 무회전 상태의 수구가 적구의 4분의 3에서 4분의 1 사이를 타격하면 수구는 당초 진행방향에서 약 30도 꺾여 분리된다는 의미다. 정확히는 충돌 두께가 2분의 1일 때 33.7도, 4분의 1 및 4분의 3일 때는 27.3도 방향으로 진행한다. 연구팀은 이 법칙을 응용, 적구를 맞힌 수구가 포켓 속에 빠지는 낭패를 막거나 스트로크의 힘을 조절해 다음 공격에 유리한 위치로 수구를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의 실전 활용법은 간단하다. 사진을 찍을 때처럼 인지와 중지로 V자를 만들고 한 손가락을 수구의 스트로크 방향에 맞추는 것이다. 그러면 두 손가락 사이의 각도가 약 30도를 이루기 때문에 나머지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이 수구의 이동방향이 된다. 


◇직선은 없다… 커브와 스쿼트 공의 이동궤적과 관련해 많은 동호인들이 오해로 인해 실수를 범하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당점을 공의 좌․우측에 두더라도 수구는 큐를 미는 방향대로 직진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물리학적으로 공은 좌․우에 충격이 가해지면 일부 힘이 중앙부로 전달돼 당점이 우측이면 수구는 좌측으로, 당점이 좌측이면 수구는 우측으로 출발한다. 축구공의 우측을 차면 공이 좌측으로 날아가는 것과 같다. 


다만 당구공은 축구공보다 질량이 커서 전진력이 강하게 작용, 그 정도가 미미할 뿐이다. 김 감독은 "이처럼 스트로크 방향과 공의 진행방향에 차이가 생기는 현상을 스쿼트(squirt)라 한다"며 "평상시에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수구와 적구의 거리가 멀 때는 피부로 느껴지는 차이가 발생한다"고 말한다. 당구대의 양쪽 끝부분에 수구와 적구가 놓여있는 상태에서 제각돌리기, 내각돌리기를 해야 할 때가 그렇다. 이 경우 당초 조준한 두께보다 얇거나 두껍게 맞을 때가 많은데 이것이 스쿼트 현상의 결과다. 


특히 이와 동일한 상황에서 스트로크의 강도가 약하면 당점을 준 반대방향으로 진행하던 공이 당점 방향으로 곡선을 그리며 휘어지는 커브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는 당구대 바닥면과 쿠션의 높이 차이 때문에 큐가 바닥면과 수평을 이루지 못하고 뒷부분이 들리는 탓이다. 최 실장은 "당구에서는 공의 중앙 좌․우측에 당점을 둬도 자연스럽게 역회전을 유발하는 끌어치기 효과가 가미된다"며 "이렇게 좌측 또는 우측 회전과 역회전이 동시에 작용, 마세를 쳤을 때와 유사한 커브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극복 방법은 없을까. 있다. 오조준이다. 김 감독은 "국가대표 선수들은 자신의 스쿼트와 커브 각도를 정확히 알고 있어 스트로크 방향 자체를 오조준 한다"며 "동호인들도 이 방법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조언한다. 너무나 과학적이어서 오히려 정답을 찾아내기 어려운 불확실성의 스포츠. 이것이 바로 전 국민 4명 중 1명인 1,200만 명의 동호인을 보유하게 된 당구의 진정한 매력은 아닐까.


내구·내열성 강한 페놀수지…망치로 내려쳐도 안깨져


■ 당구공의 재질 당구 경기에서 당구공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물을 대신할 수 있는 건 물 밖에 없습니다'라는 한 공익광고 멘트처럼 배구공으로 축구를 하고, 축구공으로 농구를 할 수는 있어도 당구공 없이 당구를 즐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당구 동호인들도 당구공의 재질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라미스'라는 브랜드로 전 세계 당구공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벨기에 살뤽에 따르면 정답은 플라스틱의 일종인 페놀수지다. 그 외에 몇몇 물질이 추가되지만 이 회사가 정확한 소재를 특급기밀에 붙이고 있어 주원료가 페놀수지며 23일간 13단계의 공정을 거친다는 것 외에는 지난 40여년간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당구계의 코카콜라로 칭하기에 충분한 기밀유지 능력이다. 시장점유율에서 알 수 있듯 살뤽의 당구공은 품질면에서 우위를 인정받고 있다. 완벽한 구형으로 질량 분포가 균일하고 완전탄성체에 가까워야 한다는 당구공의 이상적 조건에 가장 근접한 제품으로 꼽힌다. 특히 내구성은 놀라운 수준이다. 이 회사의 설명으로는 당구공이 깨지는 파손 하중이 무려 5톤에 이른다. 폴리머나 폴리에스터 소재와 비교해 내충격성은 50배, 스크래치 내구성은 2배 강하다는 설명이다. 당구장 주인들이 단골손님에게 게임 중 당구공을 깨면 돈을 준다거나 평생 당구비를 받지 않겠다는 우스갯소리를 할 때가 있는데 살뤽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큐가 아닌 망치로 내리쳐도 공은 깨지지 않는다. 괜한 호승심에 도전해봐야 근육통에 시달릴 뿐이니 애당초 마음을 접는 것이 좋다. 내열성도 마찬가지다. 캐롬 경기에서 수구는 순간적으로 시속 30㎞ 이상 가속되며 공과 바닥 천 사이에 250℃ 이상의 마찰열이 발생하지만 페놀수지의 치밀한 분자구조 덕분에 당구공은 이를 거뜬히 견뎌낸다. 그렇다면 당구공은 처음부터 플라스틱으로 제작됐을까. 아니다. 초기의 당구공 재료는 코끼리의 상아였다. 200년 가까이 주류를 이뤘던 상아 당구공이 플라스틱으로 대체된 것은 지난 1868년 존 웨슬리 하이엇에 의해서다. 당시 미국의 당구공 제작사 펠란&콜렌더가 치솟는 상아 가격에 못 이겨 새로운 당구공 소재 개발자에게 1만 달러의 상금을 내걸었고 이를 노린 하이엇이 니트로셀룰로오스에 장뇌(樟腦)를 섞어 고분자 셀룰로오스를 개발한 것. 지난 1907년 미국의 화학자 리오 베이클랜드에 의해 개발된 최초의 플라스틱 '베이클라이트'의 원천이 이 셀룰로오스였다. 당구공이 아니었다면 인류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인 플라스틱의 탄생이 훨씬 늦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1HS9UJBWN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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